가을에 먹으면 좋은 보양식

입추가 지나고 말복도 지나갔습니다. 

가을이 성큼 가까워졌는데요. 

가을은 사계절 중 가장 풍요로운 계절인 것 같습니다. 

갖가지 곡식ㆍ과일ㆍ채소ㆍ생선이 제철을 맞고 식보(食補)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기회입니다. 

 

 

이 시기에 보양식을 즐겨 먹으면 여름 더위에 시달려 지친 몸을 추스를 수 있고 긴 겨울을 대비한 보신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가을 보양식 가운데 세가지만 추천하라면 버섯전골ㆍ추어탕ㆍ장어구이 등이 있습니다.

 

 

 

 

 

1. 버섯

버섯 전골의 주재료인 버섯은 식이섬유가 풍부하면서 열량이 낮아서(100g당 30㎉ 가량)  비만ㆍ변비ㆍ당뇨병ㆍ고혈압 예방에 좋다고 합니다. 

특히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변비ㆍ암 예방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진 베타글루칸(다당류의 일종) 함량이 높습니다. 

버섯의 보양 효과는 선인도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중국의 고의서인 신농본초경에선 “버섯은 생명을 보양하고 몸을 가볍게 하며 원기를 회복시키고 노화를 억제해 수명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다”라고 언급됐습니다.

표고ㆍ송이ㆍ느타리ㆍ석이ㆍ목이 등 여러 식용 버섯 가운데 가을을 대표하는 것은 송이입니다. 

송이는 가을에만 잠깐 채취할 수 있는 귀한 버섯으로 맛이 뛰어나고 산중고송(山中古松) 밑에서 자란 탓인지 향기로운 솔 냄새까지 납니다. 

우리 선조는 이 버섯을 편도에 염증이 생겨 목이 칼칼할 때 약으로 사용했습니다. 

숟가락으로 혀를 누르고, 말린 송이 가루를 양쪽 편도 부위에 골고루 뿌려준 뒤 30분쯤 뒤 물을 마시게 했다고 합니다. 

표고도 버섯 전골의 단골 재료인데요. 

동양요리에서 표고는 쓰임새가 많은 식재료입니다. 

표고는 환절기 감기 예방ㆍ치료에도 유용하며 감기 초기에 오한ㆍ열이 나면 표고 말린 것 8개(15g)에 물 세 컵을 붓고, 반으로 줄 때까지 약한 불에 달인 뒤 하루 세 번 복용하도록 하는 민간요법이 있습니다.

 

 

 

 

 

 

 

2. 낙지

가을에 먹는 버섯 전골에 낙지까지 올리면 금상첨화입니다.

‘봄 조개, 여름 전복,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듯이 낙지는 늦가을이 되면 살이 오르고 알이 차서 맛이 좋습니다.  

쓰러진 소도 벌떡 일어나게 한다는 가을철 보양식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원기회복에 좋은 낙지는 여름 내내 더위에 지친 몸에 기력을 불어넣어 주는데 도움을 주며, 아미노산과 타우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있어 피로 회복에도 큰 효과가 있습니다. 

대부분 참기름과 깨소금을 넣어 먹지만 낙지볶음이나 낙지탕 등 요리로 활용해 먹어도 좋습니다.

 

 

 

 

 

 

 

3. 추어탕

추어탕은 원기를 복돋워 주는 보양식입니다. 

소화력이 떨어진 위장병 환자나 노인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소화가 잘돼 위에 부담이 적어서입니다. 

병치레 뒤나 수술 전후 기력 회복에도 그만이라고 합니다.

성기능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서민의 정력제’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아직 부족하지만 진흙탕을 파고 들어가는 미꾸라지의 놀라운 힘이 거론되는 정도입니다. 

추어탕의 추(鰍)는 가을(秋) 생선(魚)이란 뜻으로 추어탕 한 그릇만 먹으면 각종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습니다. 

동물성 식품(미꾸라지나 미꾸리)과 식물성 식품(파ㆍ고사리ㆍ배추ㆍ우거지 등)이 잘 조화된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추어탕에서 추어는 미꾸라지나 미꾸리를 가리키며 맛은 미꾸리가 낫고 자라기는 미꾸라지가 빨리 자랍니다. 

미꾸라지는 겨울잠을 자므로 겨울엔 살이 빠져 맛이 별로 없다고 하네요.

산란기를 앞둔 봄에 먹이를 양껏 먹기 때문에 늦여름과 가을에 맛의 절정을 맞는다고 합니다. 

조선 고종 때의 명의 황필수의 방약합편엔 “미꾸라지는 기를 더하고 주독을 풀고 당뇨병(소갈증)을 다스리며 위를 따뜻하게 한다’는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추어탕을 즐겨 먹으면 한국인에게 가장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인 칼슘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미꾸라지의 뼈까지 먹었을 때 얘기이며 미꾸라지엔 칼슘의 흡수를 도와주는 비타민 D도 풍부합니다. 

칼슘과 비타민 D는 뼈 건강을 위한 최고의 영양 파트너여서 추어탕은 골절ㆍ골다공증 예방에 유용한 음식으로 간주됩니다.

미꾸라지를 그냥 푹 삶아 먹어도 좋지만 황기ㆍ인삼을 넣고 끓이면 ‘추어 삼기탕’이 되는데 이 음식은 비장이나 위장이 허약해 기운이 없고 몸이 마른 사람의 보약입니다.

 

 

 

 

 

 

 

 

4. 장어구이

장어구이는 훌륭한 스태미나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쉬 지치고 입맛을 잃은 사람에게 권할만하며 표면의 미끈미끈한 물질(뮤코 단백질)은 여름에 지친 위장 점막을 보호하고 소화ㆍ흡수를 도우며 입맛을 되살립니다. 

장어도 가을 장어가 맛있고 좋습니다.

가을이 되면 강에서 3~4년 자란 장어가 산란을 위해 바다로 향하는데 이 시기의 장어엔 각종 영양소가 꽉 차 있습니다. 

우리 선조는 폐결핵ㆍ요통ㆍ신경통ㆍ관절염 환자와 원기 부족ㆍ허약 체질인 사람에게 장어를 권했습니다. 

허로(虛勞, 심신의 피로와 쇠약)나 오치(五痴, 치질)로 고통받는 사람에게 추천했고 장어의 영양상 특징은 비타민 A가 풍부하다는 것입니다. 

비타민 A 함량이 육류의 200배, 다른 생선의 50배에 달합니다. 

비타민 A가 부족하면 야맹증 등 시력 장애가 생기기 쉽고 뼈ㆍ치아의 발육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며 감기도 잘 듭니다. 

 

 

 

 

 

 

 

5. 광어

횟감으로 많이 즐겨먹는 광어는 가을이 시작되는 9월부터 12월까지가 제철로, 고단백, 저지방, 저칼로리 생선이기 때문에 부드럽고 소화가 잘 되어 누구나 즐겨 먹을 수 있습니다. 

주로 회로 먹거나 튀김으로 만들어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광어는 비린내가 없어 국이나 매운탕으로 끓여 먹어도 좋습니다. 

광어는 간장질환이 있는 사람이나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식품이며, 광어의 간에는 비타민 B12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빈혈 예방에도 좋습니다.